바울은 자유자였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종된 사람이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스스로 평생을 ‘을’로 삶을 산 사람입니다. 

왜요?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함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19절) 정치인들이 자신의 표를 얻기 위해 스스로 겸손하고, 검소한 것처럼 보이는, 그래서 사람들의 표를 얻기 위한 그런 이유에서였습니까? 아닙니다. 바울이 이런 ‘을’의 삶을 산 것은 복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복음을 몰라 여전히 죄의 권세와 그리고 그 죄의 결과로 주어지는 사망이 주는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스스로 을의 삶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고백합니다. (20~22절) 바울의 이 고백은 진리를 타협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믿지 않는 자들의 삶의 자리로 나아갔다는 것입니다. 

몇 해 전부터 한국교회에서 회자되고 있는 Missional Church가 바로 이런 교회가 아닌가요? 

Missional Church – 교회가 높은 곳에서 세상을 향해 이리로 올라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문턱을 낮춰서 세상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교회의 모든 시스템이나 환경을 불신자의 눈높이로 낮추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들을 배려하면서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입니다. 

이런 삶의 모습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습니까? 바로 예수님의 성육신의 삶이 이런 삶 아니었습니까?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향해, “너희가 먼저 거룩하게 살아라, 착하게 살아라, 그러면 내가 구원해 줄게”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영원히 자유로우신 하나님 자신이 한 인간 안에 자신을 제한하신 것입니다.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신 것이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낸 대표적인 사건이지만, 사실은 성육신 자체가 가장 큰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주님을 따르는 그분의 제자로서 우리도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가령 예를 들어, 집안이 예수믿지 않는 집안이어서 제사를 드린다면 가서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섬기십시오. 다만 제 신앙양심에 절은 하지 못하겠다고, 양해해 달라고 정중히 말씀하십시오. 그러면 대부분 이해해 주실 겁니다. 

회사에서 회식자리가 있다면 빠지지 말고 참여하셔서 열심히 얘기도 들어주고 섬기세요. 

기독교인이 얌체같이 싫은 건 안 하고 빠지고, 뭔가를 누리는 자리에만 있으려고 한다면 세상 사람들로부터 지탄받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바울은 주님께서 부르신 그 부름의 상을 향해 자신의 전 삶을 불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25절에서 고백합니다.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그리고 나서 26절에서 자신의 삶을 달음질하는 자에 비유하며, 오직 부름의 상을 쫓아가는 인생이라고 비유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복음 안에서 발견한 자신의 인생, 그리고 이제는 그 복음을 위해서 자신의 전 삶을 헌신한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고, 그것이 썩지 아니할 인생의 상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도 썩을 것을 위해서도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위해 사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궤도 수정을 하십시오.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무엇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목표가 잘못되었다면 오늘 바울의 말씀을 통해 바른 궤도 수정을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