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본문에서 바울은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어떤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얻는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바울이 갈라디아교회에 있을 때 가르쳤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사이 거짓 교사들이 들어와서 믿음만이 아니라 율법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거기에 대해 일부 교인들이 동요하며 그 거짓 교훈에 미혹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굉장히 격앙된 어조로 그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1절에 “어리석도다 갈라디아 사람들아”라고 나옵니다. 우리나라 표현으로 쓴다면 “이 바보, 멍충이들아!” 정도 될 것입니다. 

바울이 어느 서신에서 이렇게 강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적이 있습니까? 

우리는 여기에서 갈라디아 교인들을 사랑하는 바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어떤 경우에 분노는 사랑에서 기인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길 가다가 만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합니까? 이렇게 분노합니가? 그냥 바라만 보다가 지나갑니다. 그를 향한 안타까움이 없습니다. 왜입니까? 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이고, 애정이나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녀가 그러는 걸 봤다면 다릅니다. ‘저 녀석이 저러면 안되는데’라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화도 내게 되고, 꾸지람하기도 합니다. 그 밑바탕엔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거칠게 책망한 바울은 그 뒤 본문에서 크게 2가지를 얘기합니다. 

먼저는 성령 안에서 의롭게 된 것이 율법의 행위에서가 아니라 믿음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말합니다. 그래서 “율법의 행위-듣고 믿음으로” (2절), “성령-육체”(3절), “율법의 행위-듣고 믿음에서냐” (5절)를 대조하면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로 아브라함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나 강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아브라함도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인정을 받은 이유가 믿음에 기초하고 있음을 주장합니다. (6절) 그래서 진정한 아브라함의 자손은 같은 믿음을 가진 자들임을 고백합니다. (7절) 

이런 말은 세례요한도 했습니다. 마3:9절에,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

여러분, 혈통이란걸 생각해 보십시오. 혈통, 인종, 국적... 이런 것들을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까? 내가 선택했다면 그것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 어느누구도 자신이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자신이 선택하지도 않은 그것으로 교만하거나 다른 사람을 차별한다는 것은 정말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결국 아브라함을 언급하는 것도, 유대인들이 그렇게 존경하는 그도 하나님 앞에서는 믿음으로 의롭게 된 사람임을 각인시켜 주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미 율법주의의 끝을 본 사람입니다. 율법주의는 결국 인간의 삶을 얽어매며, 자유를 빼앗아 갑니다. 거기에는 하나님과의 인격적이고 사랑의 관계는 없고 오직 규율만 남습니다. 사랑해서 섬기고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벌을 받지 않기 위해 순종하는 것뿐입니다. 

오늘 저와 여러분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인정을 받고 구원받은 것 또한 내 안에 어떤 구원받을 만한 조건이 있어서가 아님을 다시 기억하십시다. 은혜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구약 성경 신명기 21:23절에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은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리사, 우리가 받아야 할 저주를 대신 받으셨습니다. (13절) 그 은혜와 사랑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오늘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