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편에서는 신정론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신정론이란 간단히 말해 ‘하나님은 선하시고 전능하신데 그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이 세상에 어찌 악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들도 세상을 살다보면, 특별히 하나님을 믿고 말씀대로 살고자 하다보면 우리의 믿음과 신앙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종종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 거짓말하고 속이고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자들이 더 잘 먹고 잘사는 모습, 심지어 하나님을 비방하고 믿음의 자녀를 핍박하는 사람들이 더 의기양양하게 명예를 누리고 권력을 행사하는 모습과 같은 경우들 말입니다.

오늘의 본문 4절에서 12절은 바로 이러한 현상적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특별히 12절을 표준 새번역 성경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모두가 악인인데도, 신세가 언제나 편하고, 재산은 늘어만 가는구나.” 악인들의 신세가 편하고 그들의 재산이 늘어만 가는 것을 ‘놀랍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놀랍다’라는 의미는 부정적 의미에서 ‘가히 충격적이다, 말이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공의로우시고 정의로우시기에 반드시 악을 심판하시고 벌하심으로 말미암아 악인들에게는 결코 평안이 있을 수 없고 오히려 두려움과 염려로 그들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믿음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그래서 신앙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를이야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어지는 13절에서는 이와 같은 모순된 현실이 주는 영향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말씀하고 있는데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특히 ‘실로 헛되도다’라는 표현은 악인의 흥함을 보는 것만으로도 믿음과 신앙을 지키며 고난을 마다하지 않고 신실하게 살아온 의인들에겐 그것이 얼마나 큰 삶의 상실감을 안겨주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구약의 선지자 중 한 사람이 하박국 선지자는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갔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박국은 본문의 주제인 신정론과 동일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총3장에 걸친 하박국의 내용을 보면 하박국이 그의 질문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그에 대하여 대답을 주시는 형식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박국이 활동하던 시기는 남유다의 국가적 위기 상태였습니다. 국내외적으로 국가적 위기가 심했는데 특히 사회적 부패가 심했으며 심지어 종교지도자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당시의 상황과 그것을 바라보는 하박국의 마음이 1장 13절에서 이렇게 나타나는데 ‘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라고 적고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들은 이러한 하박국의 말속에서 무엇이 느껴지십니까?

악인을 그냥 두고 보시는 하나님을 향한 단순한 불평으로만 들리십니까?

아닙니다. 하박국은 하나님을 향한 불평의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를 사로잡고 있는 두려움이 짙게 깔려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경험되는 하나님의 부재에 대한 두려움 말입니다. 그는 악인의 번영과 의인의 고난을 하나님의 부재로 이해했습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라고 믿었던 그였기에 악인이 잘 되고 평안하고 부자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부재가 아니면 해석이 안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했던 하박국이 3장에서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왜입니까? 그것은 그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깊이 깨닫게 되었고 그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이 회복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부재로 느껴졌던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부조리를 하나님은 반드시 심판하신다는 약속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하박국 선지자의 하나님을 향한 불평과 두려움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믿을 때에 극복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마치 2장 4절 ‘의인은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는 말씀처럼 말입니다.

오늘의 본문 17절에도 보면 시편기자는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갈 때에야 그들의 종말을 내가 깨달았나이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성소는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자, 기도의 장소이며 말씀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성소는 하나님과의 만남과 교제를 통해 자신의 실체적 모습을 보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흩어진 시선을 하나님께 돌리고 집중하게 되는 곳입니다. 시편기자는 하나님의 성소에서 그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그 마음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악인은 반드시 멸하시고 의인은 보호하심을 깨닫게 됨을 통해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앙하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성도여러분,, 하나님은 언제나 살아계시고 이 땅을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악인의 번영을 보며 실족할 수는 있으나 하나님을 의심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잠깐의 고난을 겪는다 하여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공의로우시고 의로우신 하나님은 세상의 악인으로부터 여러분을 지키시고 보호하십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세상이 주는 두려움과 염려를 버리시고 오직 하나님과 함께 하는 변함없는 동행의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홍기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