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본문이 되는 시편 74편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의 내용 외에도 본문의 배경이 되는 시대적 정황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시편 74편은 바벨론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남유다 왕국이 멸망했던 때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본문 1절부터 11절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는데 이 구절들에서는 하나님의 백성, 곧 선민으로 여겨졌던 이스라엘이 이방민족에게 하염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상황과 그것을 힘겹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백성들의 참담한 심정을 그대로 들어내고 있습니다. 특별히 6절에서 10절을 보면 하나님의 성소가 훼파당하고 하나님의 이름이 이방민족에 의해 능욕을 당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행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던 것이었겠습니까?

예레미야서 9장 13절과 14절을 보면 남유다가 왜 멸망당해야 했는지에 대하여 설명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이는 그들이 내가 그들의 앞에 세운 나의 율법을 버리고 내 목소리를 순종하지 아니하며 그대로 행하지 아니하고  그 마음의 완악함을 따라 그 조상들이 자기에게 가르친 바알들을 따랐음이라’   

하나님의 설명에 따르면 남유다의 멸망원인은 간단하면서도 분명한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떠나 이방신을 섬기고 그들을 따랐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겠습니까? 시편 74편의 기자가 적고 있는 이스라엘의 비참한 모습은 결국 이스라엘 백성 자신들의 잘못이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들은 그들의 불행을 자초하는 과오를 행했고 그래서 지금은 비극적인 상황은 당연한 결과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편기자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구원을 간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12절에서 17절을 보면 두 가지의 회고를 통해 하나님을 설득하듯 기도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첫 번째는 하나님은 백성을 보호하고 구원해야 하는 자신의 왕이라는 점입니다.

12절에는 ‘하나님은 예로부터 나의 왕이시라 사람에게 구원을 베푸셨나이다’라고 적고 있는데 여기서 하나님을 왕으로, 자신은 왕의 보호아래에 거하는 백성으로 그 관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관계성은 마치 태초와 같은 오래 전에 정해졌기에 변할 수 없는 견고한 언약과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 자신들의 선조들에게도 이러한 언약에 근거해서 구원의 손길을 베푸셨듯이 바벨론의 속박 속에 있는 지금의 자신들 또한 구원해 주시는 것이 합당함을 간구하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두 번째는 하나님은 악을 미워하시고 멸하실 수밖에 없는 정의로우신 하나님이라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13절에 등장하는 ‘용’이나 14절의 ‘리워야단’은 공통적으로 성경안에서 ‘악’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선하시고 정의로우시기 때문에 악을미워하실 수밖에 없고 반드시 멸하셔야 하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과거에도 수많은 용의 머리를 깨뜨리셨고 리워야단의 머리를 부수셨던 것입니다. 시편기자는 하나님의 성소를 훼파하고 그 이름을 모욕했던 바벨론도 용이요 리워야단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들이 하나님의 선민을 핍박하고 학대하기에 반드시 심판하시고 징벌하시기를 간구하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성도여러분,, 시편 74편의 표제는 ‘아삽의 마스길’인데 여기서의 ‘마스길’은 ‘지혜롭다’‘명철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시편 74편은 아삽의 기도가 기록된 시편이기도 하지만 그 시편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지혜시오, 교훈시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성도 여러분들은 오늘의 시편을 보시면서 어떤 지혜와 교훈을 얻으셨습니까? 적어도 하나님을 떠나 사는 삶이 얼마나 불행 할 수 있는지 깨닫도록 하고 있다고 느껴지시지 않으십니까?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 삼아 주셨다는 사실이,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사실인가를 알게 해주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다는 점입니다. 비록 우리가 세상의 시험과 죄에 빠져 하나님을 떠나 있는다 해도 집을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탕자의 아버지처럼 우리를 포기치 않으시고 돌아오기를 기다리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회개하고 돌아오는 아들을 사랑의 품으로 안으시는 아버지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입니다. 성도 여러분 모두가 이러한 하나님을 믿으시고 하나님의 자녀로써 기쁘게 살아가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홍기택 목사